작은 스타트업에 대한 요모조모 고민(retrospective)
최근 30명 정도의 개발팀 조직에서 10명 내외의 개발팀 조직으로, 그리고 투자단계도 극초기인 작은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 드는 생각 요모조모.
큰 조직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어떤 조직 문화와 체계, 업무방식이 자리잡혀있어야 좋은 것인지 잘 모르지만. 그간 배우고 까이고 아쉬웠던 그리고 좋았던 경험들을 작은 조직에 적응하며 잘 녹여보려고 노력중이다.
최근 함께 일한 동료들, 100명 이상의 큰 조직 리더,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만 30명 가까이 되는 조직에서 일하는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좀 정리된 생각을 기록해보는 블로그.
- 개발자의 개발자 경험 DX와 성장은 허상인가?
- 회사는 결국 이익집단이며, “시간”과 “돈”을 아끼고 벌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우선 선택하는 것이 옳은 곳이다.
- 신규 유저 인입, 리텐션을 위해 빠르게빠르게 찍어낼 수 있다면, 그리고 그걸 개발자가 적은 비용으로 해낼 수 있다면 개발자 경험과 생산성, 개발자 직원의 기술적 성장은 사실상 그닥 중요하지 않은 것 아닌가?
- 진짜 자아실현은 회사 밖에서 해야하나?
- 나의 관점에서 볼 때 꽤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, 부족한 아키텍쳐임에 분명한데, 어떻게 기존 멤버들과 이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 잘 이야기 할 수 있을까?
- 잘한 점과 좋은 점보다는 아쉽고 의문스러운 점을 먼저 다루려는 나의 태도가 오만함의 일종은 아닐까 점검해보자.
- 합류한지 얼마 안된 신규 멤버로서 일단 기존 흐름에 먼저 적응하고 일이 되게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야 하나?
- 개인의 차원에서 편안함에 익숙해지고, 불편함에 무감각해질 미래가 두렵다는 느낌이 평소에 늘 있다. 근거는 없음.
- 변화는 누구에게나 불편하다.
- 좋은건 누가 모르나. 좋아도 그걸 본인의 것으로, 조직의 것으로 만드는 실행력과 지혜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.
- 불편하고 이해되지 않는 것이라도 다 그만한 이유와 상황과 맥락이 있다. 그 컨텍스트를 잘 파악하자. 변화에 저항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. 익숙함일수도, 자포자기일수도, 정말 불가피함일수도, 혹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노력중인 것일 수도 있다.
- 분명 일을 줄이자고 시작한 논의였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일이 커지는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. 해야할 것은 언제나 늘어나기 마련이다. 휴먼리소스가 부족한 작은 조직일 수록 그 중 가장 필요한 것이 뭘지 잘 따져보자.
- 모든 걸 다 논리적으로 설득하려하지 말자.
- 논리적이라도 신뢰자본이 없으면 통하지 않는다.
- 이건 이렇게 저렇게 해야만 한다고 단언하지 말자. 대신 이렇게 하니 조직이 아닌 “내”가 불편했다고 어필하자. 내가 이런게 어려웠고,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보자.
- 마지막으로 조급해하지 말자. 빨리 하려고 하지 말자. 어차피 빨리 안된다. 대신 계산을 하자. 얼만큼의 비용으로 얼만큼의 임팩트를 낼 수 있을지. 그러면 팀이 그 계산에 따라 함께 움직여준다.
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저마다의 스테이지가 있을 것이다. 나는 작은 팀이 강한 팀이 되는 데 욕심이 있다. 휴먼리소스가 부족하더라도 전략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?